우선,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는데 발매된지 오래 지난 시점에선 그다지 쓰잘데기 없으니 그런거 신경 안씁니다.
Last Of Us2 는 캐릭터 하나에 의해서 개연성이 박살나는 게임의 산 증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요소로써 '조엘의 허무한 죽음'을 이야기하는데, 실제로 1편의 기억이 남아있던 유저들은 1편에서의 조엘이 굉장히 냉정하고, 어떤 상황이 벌어질 지 모르기때문에 항상 다른 이를 의심하고, 긴장을 유지하고 있는 캐릭터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LOU2 시점에서의 조엘은, 그런 주위를 항상 경계하던 성격은 사라져 버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장한 사람을 경계하기는 커녕 그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서스럼없이 말해주며 경계를 풉니다. 그게 결국 방아쇠가 되었고요.
사람들을 구하는 일, 다른 사람들과 얽혀가며 녹슬어가는 자신의 날선 감정이 무뎌지는 순간이 노출되지 않습니다.
그냥, 어느 순간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적어도 분량상으로 조엘의 성격이 유순해지는 일말의 서사라도 보였다면 팬들은 충격을 받을지언정 이정도의 거부감은 들지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극중 후반부에서, 앨리가 조엘의 복수를 하기 위해 애비를 찾아가고, 복수의 순간 직전까지 오지만 순간 조엘에 대한 생각들이 지나가기 생각합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그는 복수를 포기합니다.
당연하겠지만 이 연출에서의 문제점은, 말도 안 되는 방식으로 죽어버린 조엘이겠죠. 우리(플레이어)는 이미 조엘이 굉장히 허무한 방식으로, 그리고 너무나 터무니 없이 죽어 버렸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집으로 돌아온 앨리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는 것을 봅니다.
결국 이 지점에서 마치 허망하게 죽은 조엘은 뭐고, 결국에 와서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내용은 <복수는 허무하다>라는 것인가?
작품을 옹호하는 많은 이들이 이 개연성 지적 오류에 대해서 코웃음을 칩니다. 이 개연성이라는 것이 현실에서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지, 현실에서도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다. 라고 들 하죠. 여기에 닐 드럭만이 스스로 조엘이 유해졌다는 발언도 한 것 때문에 그들은 이 지적을 전혀 지적으로써 받아들이고 있지 않습니다.
먼저, 게임 이외의 매체에서 스토리에 대한 부가 설명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좋지 않은 방식이라고 보여집니다.
여기서 부터 벌써 작품을 해석하는 차이점이 벌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오롯이 게임에서의 정보를 가지고 한 유저와,
그렇지 않은 유저이기에 결국 의견이 좁혀질 여지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욱이 조엘의 성격이 유순해진 점에 게임에서 굉장히 길지는 않더라도, 납득할만한 수준까지는 넣어주어야 했습니다. 그래야 소위 이 <호불호>갈리는 소모적인 논쟁도 필요가 없었을 테고요.
게임으로 돌아와, 결국 마지막에 느낀것을 요약하자면 <그래. 복수가 좋지 않은 것은 알겠는데, 이렇게까지 개연성을 파탄내면서까지 했어야 했나?> 정도입니다.
애비파트에 대해서는 시간대 배열을 좀 조절했다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앨리파트의 균형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직접적으로 조엘과 연결되어있는 부분을 제외하면 크게 필요했는지도 의문입니다. 물론, 다양한 인간군상을 만나며 겪는 이야기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솔직히 앨리와의 접점이 그리 크지도 않습니다.
이럴거면 차라리 애비를 메인 캐릭터로 극을 진행시키다가 중후반 부터 앨리로 플레이 하는 것이 더 좋았으리라 생각됩니다.
어찌 되었건 결론을 내자면. 주제의식을 무리하게 관통하려고 해서 게임을 관통해버린 작품이 되겠군요.